유재석에게 배우는 성공법칙 네 가지

2019. 9. 20. 11:56Contents/예능

1. 무엇이든 우선 시작하라

멋없는 드럼 비트가 멋진 노래로

시작이 없으면 결과물도 없다. 유재석은 영문도 모른 채 김태호 PD에 소환된다. 그리고 세 시간 만에 처음 쳐보는 드럼으로 하나의 비트를 완성한다. 그렇게 탄생한 유재석의 어설픈 비트는 각 분야의 음악 전문가들을 만나 멋지게 변해간다. 놀면 뭐하니? 소 코너 <유플래시>의 시작이다. 그 모습은 마치 볼품없는 한 사람이 멋지게 탈바꿈해 가는 메이크오버쇼 같았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멋진 청사진을 제시해 주는 느낌이라 할까? 이적은 통기타로, 유희열은 피아노로 마중물을 부어 주었다. 이 모든 스토리는 드럼 앞에 무작정 앉은 시작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일이다. 나는 소소한 취미활동도 선뜻 시작하지 못한다. 제대로 된 준비가 필요할 것 같은 강박 때문이다. 이런 내게 유재석의 터무니없는 비트 만들기는 자극을 주기 충분했다. 또 비트가 멋지게 변하는 모습은 감정적으로도 벅차게 만들었다. 프로그램이 나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유재석을 통해 나는 뚜렷한 대책이 없더라도 우선은 하고 싶은 걸 시작해보는게 성공 법칙의 첫 번째 관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솔직함, 그 현명한 전략

내 음악 취향이 뭐 어때서

좋은 사람’. 국민 MC 유재석에 대한 대부분 사람들의 이미지다. 그런데 끊임없이 쏟아지는 미담들보다 더 눈에 띄는 건 그의 여우 같으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입담이다. 비슷한 개그맨들도 많지만, 유재석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시청자의 눈을 정확히 파악하기 때문인 것 같다. <유플레시> 방송 내내 유재석은 자신의 음악적 취향은 Top 100이라고 자랑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게 말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문적인 배경지식을 갖고 음악감상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말마따나 Top100이야 말로 그 시대의 음악 트렌드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표다.

그런데 꼭 음악 취향 얘기만 나오면 제 플레이리스트는 말이죠하면서 뭔가 심오한 분위기로 바뀌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보통 전문가 포스를 뿜어내는 사람 앞에서 위축되곤 하는데 유재석은 전혀 그런 게 없다. ‘유재석이라서가 아니다. 그저 자기 모습에 솔직한 것뿐이다. 시청자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보통사람유재석에 기분 좋게 빙의 한다. 그 지점을 유재석은 영리하게 이용한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강력한 공감을 얻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하다면, 제대로 된 시작은 물론 지속적인 발전도 어렵다. 때문에 솔직함은 어떤 시작이든 그 끝을 볼 수 있도록 버티게 해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는 게 어찌 보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는 이유다.

 

3. 배움의 자세

배우는 게 남는 장사다

아는 척하다가 놓치는 게 생겨서는 안될 일이다. 유재석은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을 모두 찾아다니며 아티스트 각자만의 작업 방식을 일일이 접한다. 7화에서 그레이 작업실을 찾아간 유재석은 808 베이스라는 단종된 악기의 소리를 처음 듣게 된다. 이 모습을 유희열과 함께 모니터링 하던 유재석은 숙취해소제 이름인 줄 알았다고 하면서 개그를 친다. 하지만 그 다음 전설의 베이시스트 이태윤에게 찾아간 유재석이 ‘808 비트 아세요?’라고 하며 직전에 알게 된 음악적 지식을 다시금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 보는 개그처럼 보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마음을 열고 매사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금방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유재석의 비트는 무언가 비어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못난 비트에 적재, 이소라와 같은 전문가들의 하모니가 덧대어지는 모습을 보니, 그 희열은 대단했다. 이는 앞서 유재석이 보여준 배움의 자세를 통해서 충족될 수 있는 감정이다. 그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교감하는 모습은 내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교정해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모르면 서둘러 배우는 게 상책이다. 중요한 걸 놓치는 어리석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배움의 자세만큼 좋은 게 없다.

 

4. 근거 없는 자신감의 유용성

자존감 높이려면 유재석처럼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 또한 때로는 꽤 큰 힘이 된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지난한 과정 속, 우리는 반드시 지치기 마련이다. 항상 뼈를 깎는 노력만으로 모든 일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전문가라면, 많은

이들이 정상에 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뚜렷한 근거 없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근자감이 매우 소중한 버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 드러머를 보며 감탄하는 유희열의 깐죽거림에 하이햇 페달 밟는 그까짓 거 뭐 나중에 해보면 되지라 응수하는 유재석의 태도는 힘든 상황에서 굉장히 중요한 동력이 되는 것 같다. 막무가내로 희망을 다질 수 있는 마인드는 버티는 힘을 주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전문가로 발돋움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좋은 스승을 만나 노력을 기울인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유재석의 서툰 비트가 감미로운 음악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100% 전문가들의 손길만으로 이뤄낸 것만은 아닐 것이라 믿고 싶다. 유재석이 드럼을 시작도 못했다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다면, 그리고 배우려 하지 않고 부끄러워만 했다면 멋진 음악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각자의 결심도 마찬가지다. 그게 무엇이든 결심을 했다면 유재석처럼 우선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그 다음엔 솔직한 배움의 자세로 상상하기도 어려운 내 멋진 모습까지 그려보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어쩌면 꿈일 줄로만 알았던 멋진 미래를 눈 앞에 펼쳐 놓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