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맨, 길 위의 이야기를 찾다

2019. 12. 10. 02:17Contents/시사보도

나는 유튜브를 통해 <로드맨>을 먼저 접했다. 염규현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와 엠빅 뉴스의 ‘미친’ 편집이 만나 예능 못지않은 재미를 던져주고 있었다. 나는 이제 염규현 기자 얼굴만 화면에 잡혀도 웃음이 난다. 하지만 엄연히 <로드맨>은 뉴스 콘텐츠다. 뉴스데스크 버전 <로드맨>을 보고서야 알았다. 뉴미디어 시대를 맞은 MBC가 정말 많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문제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그곳의 이야기를 전하는 로드맨.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로드맨> 세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BEST 3. <생수 전쟁, 패자는?> (2019.11.09)

편의점에서 물을 그렇게 사 마셨는데도 단 한 번도 궁금한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엔 생수 브랜드가 왜 이렇게 많을까. 아니 처음부터 생수 종류가 많다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생수 종류가 3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물론 물이 넘쳐 나서가 아니다. 생수 공장들이 물을 무리하게 뽑아 쓰는 바람에 정작 필요한 농사일에 쓰여야 할 물이 부족하다고 인근 주민들은 말한다. 제주에서는 바다가 역류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렇게 무리하게 추출된 물이 싼 가격에 우리에게 공급되거나 수출된다. 로드맨은 정말,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만한 질문에서 ‘지하수 고갈’이라는 문제를 끄집어냈다.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587538_24634.html?menuid=nwdesk

 

[로드맨] 생수전쟁, 패자는?

◀ 기자 ▶ 우리나라 생수 브랜드가 몇 개인지 아십니까? 무려 3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생수 시장이 말 그대로 '물을 만난' 건데요. 왜 기업들은 계속 생수 시장에 뛰어드는 걸까요? 그 많은 물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먼저 대형마트에 왔습니다. 생수 종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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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2. <젊은이를 위한 정치는 없다> (2019.09.14)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갔던 편이다. 대체 TV에 나오는 정치인들은 왜 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일까? 청년 문제를 해결하겠다지만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명쾌한 해답이 나올 수 있을지, 나는 늘 의문이었다. 로드맨이 질문의 답을 찾았다. 우리나라 40살 이하 국회의원 비율이 300명 중2명밖에 되질 않는단다. 비율로 따지만 0.67%에 불과하고 이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선거철마다 정당의 ‘젊은 피’로 출마하는 이들은 선거가 끝나면 버려지기 마련이다. 당선이 돼도 주요 직에 앉지 못하고 당선되지 못하면 빚만 남는다. 청년 소외는 우리를 대표하는 정치권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2020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인적 쇄신이 한창이다. ‘자리 돌려막기’ 수준, 보여주기 식의 쇄신이 아니라 정말로 젊은이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495139_24634.html?menuid=nwdesk

 

[로드맨] 젊은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

◀ 기자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OECD 순위 중에 우리나라가 꼴찌 수준인 것들이 더러 있죠. 이 국회 안에도 세계 꼴찌에 가까운 분야가 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이것, 무엇일까요?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곽승희/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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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1. <소셜믹스의 민낯> (2019.08.03)

충격이 컸다. 합정역을 갈 때마다 ‘여기 살면 진짜 좋겠다’고 생각했던 고급 아파트는 내가 동경하고 부러워할 수준의 공간이 아니었다. 건물만 번지르르했지 그 안에는 휴머니즘이랄 것이 없었다. 임대 주민과 분양 세대 주민은 이용할 수 있는 출입문도, 승강기도 다르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카페 등의 시설은 임대주민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임대 주민이 계단을 이용해서는 10층 위로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불이 나도 임대주민들은 옥상으로 피할 수 없다. 불이 나면 사지 멀쩡한 사람만 완강기를 이용해 ‘알아서’ 탈출해야 한다. 이런 영악한 구조를 저지할 법도 없다. 가슴 아픈 것은 ‘그런가 보다’하고 산다는 임대 주민들의 반응이다. 한 공간에서 기어이 계급을 나누고 선을 가르는 사람들. 서울 가장 화려한 곳에서 가장 볼품없는 사회의 민낯을 볼 수 있었던 편이다.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434895_24634.html?menuid=nwdesk

 

[로드맨] 불나면 우린 어떡하나요?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10층과 11층이 이어지지 않은 아파트가 있습니다. 승강기로도, 계단으로도 올라갈 수 없다고 하는데요. 심지어 불이 나도 아래층 주민들은 옥상으로 대피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한 번 가보겠습니다. 이곳은 서울 마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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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뉴스와 매운 뉴스

로드맨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순한 맛’ 뉴스데스크 용과‘매운맛’ 유튜브 엠빅 뉴스 버전이다. 두 편 다 기존의 뉴스에서 볼 수 없었던 발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매운맛’ 로드맨에서는 염규현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 과정과 코믹한 편집을 좀 더 볼 수 있다. 재밌는 것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래도 알려야 할 것은 알려야 하는 뉴미디어 시대의 방송국. 로드맨의 두 가지 버전은 이 고민을 타개하기 위한 시도다. 시청자들에게도 뉴스는‘골라보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로드맨의 다음 행선지가 궁금하다. 길 위에 우리의 이야기가 있고 고민의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