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11. 05:48ㆍBoard/Review
<M씽크 2기 활동에서 남은 강렬한 기억>
첫 번째, MBC에 대한 애정으로 마주한 제작진과 시청자
M씽크의 첫 테마활동이기도 하고 내가 가장 고대했던 시사 프로그램 활동이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는 4월의 테마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TV에서만 보던 한학수 PD를 만났을 때는 심장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한학수 PD와 김재영 PD의 특강은 MBC의 PD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던 기회였다. 우리에게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스튜디오 구석구석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애쓰던 모습, ‘정통 PD저널리즘’을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 계속 방영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던 진심 어린 부탁. 이 모든 것이 생생하게 기억이 남는다. 우리를 한번 보고 말 시청자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책임감이 들기도 했다. 우리 M씽크 또한 MBC에 대한 보통 사람 이상의 애정으로 이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제작진들과 직접 대화하고 생각을 나눈 뒤로는 프로그램을 애정 이상의 깊이로 시청하게 된다. 프로그램 한 편을 봐도 더 많은 것을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내게 TV 시청이 휴식 이상의 의미가 된 것이다.
두 번째, 우리도 프로그램의 일부가 된다, FGI
오는 12월 19일에 첫 방영될 <비밀 낭독회 밝히는 작자들>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사전 FGI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오랜 일기나 기록물을 가져와 서로 공유했다. 딱딱한 분위기의 FGI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배를 잡고 웃거나 코 끝이 찡해져 눈물을 훔치던 것이 기억난다. 활동이 끝나고 프로그램과 관련한 우리 생각을 몇 가지 전달하기도 했다. ‘이걸 어떻게 프로그램으로 만든다는 걸까?’ 그때까지는 우리가 웃으며 이야기한 것이 어떻게 활용될지 예측하지 못했다. 티저 예고편이 처음 공개되고 나서, 우리가 그날 나눴던 ‘흑역사’들이 떠오르며 기대치가 한층 높아졌다. 한편으로는 내가 이 프로그램 제작에 미약하게나마 참여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숨길 수가 없다. 실은 첫 방영 뒤에 친구들에게 ‘내가 프로그램에 좀 참여했다’고 자랑할 셈이다. 그냥 시청자였으면 하기 힘든 체험이다. 내가 직접 프로그램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M씽크에서만 가능하다.
세 번째,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들
이건 여담이다. M씽크 활동을 하면서 정말 감동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늘 우리를 반기던 시청자 팀의 모습이다. 보통 테마 활동은 몇 시간씩 진행된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지치지는 않는다. 계속 우리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끊임없이 케어해주던 시청자 팀 덕이다. 시청자 팀은 마치… 외할머니 같았다. 우리가 배를 곯을까, 뭔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많은 배려를 해주시던 것이 기억난다. 함께 활동을 한 사람들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사람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엠씽크 사람들이 매번 낯설기도 했는데 대화를 한두 마디 하다 보면 마치 예전에 알던 사람들처럼 유쾌한 말들이 오갔다. MBC 프로그램뿐 아니라 일상생활 이야기까지 나누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이렇게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단체로 모여서 어떤 활동을 할 기회가 적었다. 일반인은 하기 힘든 스튜디오 체험을 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들떠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M씽크 활동은 한마디로, 매우 즐거웠다! ‘시청자위원’이라는 단어에 지레 겁을 먹을 사람들이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싶다.
화면 뒤에 사람이 있다. M씽크 활동을 하며 깨달은 것이다. 프로그램을 진심을 다해 만드는 제작진이 있고,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고, 프로그램 하나를 보고 백 마디 말을 나눌 수 있는 애청자들이 있다. 이걸 알고 나니 TV를 보는 일이 예전보다 즐겁다. TV를 보고 나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방송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비하인드가 궁금한 사람, 주기적으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 이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한다면 M씽크 3기에 꼭 지원하길 바란다. 방송에 대한 관심도는 이전보다 더 올라갈 것이고 프로그램을 보는 눈은 좀 더 깊어질 것이다. 함께 활동을 한 친구와 테마 활동을 할 때마다 하던 이야기가 있다. “우리 올해 이거 하길 참 잘했다.” 다음 M씽크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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