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기만 했던 1년, 감사했어요 MBC

2021. 1. 19. 22:39Board/Review

코로나19가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2020년 연초, 설레는 마음으로 M씽크 자기소개서를 쓰던 게 엊그제 같다. 벌써 1년이 지나서 활동을 마무리할 때가 됐다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모르는 사이에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M씽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에는 너무 아쉬운 마음뿐이다.

 

한 해 동안의 M씽크 3기 활동을 찬찬히 떠올려봤다. 스쳐 지나가는 좋은 추억들이 참 많다. 이게 M씽크로서 브런치에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거라 생각하니 무슨 말을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 깊어졌다. 개인적인 소회를 담을까도 생각했지만, M씽크에 관심을 가지고 이 글을 보게 될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이야기를 전하며 매듭을 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M씽크는 최고의 경험이 될테니 무조건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가 M씽크에서 얻어가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떠올리다, 가장 소중한 것들로만 추려 크게 3가지를 꼽아봤다. 아래의 내용이 지원을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는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미래의 M씽크 4기에게는 나름의 꿀팁이 되었으면 한다.

 

골고루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습관 - M씽크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소재로 콘텐츠를 제작하다 보니, 내가 평소에 얼마나 방송 프로그램을 편식하며 보고 있었는지 알게 됐다. 뉴스는 생각보다 재미있는 콘텐츠였고, 때로는 예능에서 다큐보다 심오하고 묵직한 교훈을 얻기도 했다. 물론 사람들의 취향과 선호는 제각각이니 각자 관심 가지는 방송 프로그램도 다르겠지만, 선입견을 가지고 특정 장르나 프로그램을 피해버리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월 2편의 정기 콘텐츠를 발행하고, 사이사이 FGI 페이퍼를 제출하는 일이 생각보다 귀찮을 때도 있었고, 때로는 글이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버겁기도 했다. 하지만, 올 한 해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둔 기억과 경험들을 돌아보니 MBC와 함께한 이 1년의 경험이 앞으로도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는 소중한 자양분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든다. 덧붙여, 진작 꾸준히 방송 모니터링을 하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두는 연습을 했었다면 M씽크 서류 전형과 면접에서도 정말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MBC의 일원이 되어보는 특별한 경험 - M씽크의 가장 큰 특권은 MBC 내 다양한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하는 FGI(Focus Group Interview)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방송을 보고 온라인 매체를 통해 개인적인 감상을 남기는 것을 넘어 실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도 간접적으로나마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올해 M씽크는 <놀면 뭐하니> 본방송 공개 전 방송국에서 제작진들과의 가편집본 시사회에도 수차례 참여했는데, 실제 방영분에서 내가 피드백으로 전한대로 영상이 바뀌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느꼈던 즐거움을 잊을 수 없다. 제작진이 정말 내 제안서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는지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아마도 그 때가 M씽크 활동 중 가장 뿌듯하고 기뻤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각 프로그램을 맡고 계신 피디님들, 그리고 사장님과의 만남도 잊을 수 없다. 방송화면 너머의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MBC의 리더는 어떤 고민과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를 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또 어디 있을까.

 

 

꿈을 나눌 수 있는 멋진 사람들 - M씽크 최대의 수확은 나와 다른 개성을 지녔으면서도 비슷한 취향과 꿈을 가진 멋진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M씽크 3기는 PD, 기자, 아나운서, 디자이너 등 각기 조금씩 다른 직무를 지망하고 있으면서도 콘텐츠에 대한 애정 하나만은 똑 닮은 사람들의 집합이었다. 처음으로 다른 M씽크 위원들을 만났던 발대식 날이 기억난다. 무척이나 반짝이는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이렇게나 많이 모였다는 것에 내심 속으로 신기해하기도 했었다. 다들 어쩜 그렇게 아는 것도 많고 진지하고 열정적인지, 가벼운 식사 자리에서도 프로그램 이야기만 나오면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는 했다. 이번 3기 활동은 많은 부분이 비대면으로 이뤄져 서로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적기는 했지만, 간간이 짧게라도 만나 대화할 때마다 이 멋진 친구들을 알게 되었다는 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졸업 후에 서로 얼굴도 못 보고 지냈던 고등학생 동창을 M씽크에서 다시 만나는 행운도 있었다.

 

 

(아마 에디터님들은 모르시겠지만, 어색한 침묵 속에서도 어찌저찌 친해져서 엄청나게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M씽크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볼 겁니다ㅋㅋㅋ)

 

마지막으로, 코로나19 때문에 아쉬웠던 순간이 한둘이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신 시청자부 에디터님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결론은, 모두 M씽크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