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180억의 액션 첩보물 드라마?.. 오히려 좋아

2021. 10. 5. 21:41Contents/드라마

 첫 주부터 8%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MBC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는 ‘검은 태양’. 드라마를 위해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하고, 고퀄리티 세트와 컨셉을 선보이며 검은 태양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것은 믿고 보는 배우 남궁민의 벌크업이다. 국정원 최고의 현장요원이라는 캐릭터에 맞게 몸을 만든 그의 노력은 이번 드라마에서 빛을 발할 수밖에 없었다. 다크한 분위기의 컨셉 또한 극도의 몰입감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범인을 알 수 없는 복수극이라는 점과 잊었던 기억을 찾아가는 서사라는 것이 ‘검은 태양’의 매력 포인트이자 계속해서 보게 되는 몰입 요소다. 더 많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는 ‘검은 태양’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지, 그리고 성공한 드라마로 이어지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개인적인 드라마 감상평과 관전 포인트로 살펴보도록 한다.

 


1. 첫 번째 관전 포인트: 방송 시간대 변화와 시청 연령

 드라마 외적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시간대’다. 특히 컨셉츄얼한 드라마의 경우에는 특히 이런 시간대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잘 만든 드라마라도 시간대를 애매하게 편성해버리면 본방사수가 아니라 OTT 플랫폼으로 다시 보기를 하게 되거나 아예 시청을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검은 태양이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가 아닌 금토드라마로 편성된 것은 좋은 전략이었다고 생각했다. 세계관에 몰입해서 봐야 하는 내용의 드라마는 밤늦게까지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다음 날 아침 부담이 없는 요일이 가장 시청자들을 많이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 연령을 15세로 정한 것은 왠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태양을 보다 보면 액션이 자주 등장해서 실제로 총에 맞는 장면이나 갑작스럽게 공격을 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런 장면을 보다 보면 15세 이상으로 연령층을 정하기엔 너무 잔인하다고 느껴졌다. 차라리 19세 이상 시청으로 정한 뒤에 드라마에 필요한 잔인한 연출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타 방송사들 드라마의 경우에도 19금 이상만 시청이 가능한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큰 인기를 끈 사례가 꽤 있었기에 현재 ‘검은 태양’ 시청 연령층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2. 두 번째 관전 포인트: 흑막의 정체와 캐릭터의 정체성 (스포 주의)

 

 드라마를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유는 결국 ‘호기심’이다. 내용이 어떻게 전개가 될지, 얼마나 반전의 서사가 등장할지 등 감 잡을 수 없는 스토리라인이 계속해서 이어져야 시청자들은 중간에 하차하지 않고 드라마를 완벽하게 정주행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은 태양’은 1,2화에서 엄청난 반전의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사건 현장의 증거를 보여줄 수 있는 증인, 택시 기사가 알고 보니 조직의 보스였다. 더해서 주인공 남궁민의 기억을 잃게 만든 주인공이 바로 남궁민 본인이었다는 것, 국정원 내부 캐릭터들의 오묘한 신경전까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 드라마의 흑막은 누구인 것인지, 보면 볼수록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검은 태양’의 서사는 몰입감을 더욱더 높여주었다.

 

 하지만 많은 드라마가 그렇듯, 결말까지 완벽한 드라마가 되려면 하지 말아야 할 주의점이 있다. 바로 캐릭터의 정체성과 관련해서이다. 악한 캐릭터가 갑자기 착해진다거나, 감정에 동요해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등 갑작스러운 캐릭터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장면들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서 하차를 하게 되는 주요한 요인이다. 이와 더불어 옛날 한국 드라마 클리셰라고 불리던 불필요한 러브스토리도 마찬가지로 지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요소이다.

 캐릭터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감정적일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겠지만 한국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은 수도 없이 많았고, 시청자들은 이제 이런 장면보다 컨셉에 충실하고 과하게 몰입할 수 있는 장르 맛집 드라마를 원하고 있기에 이 부분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보통의 드라마와 다를 바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두 편밖에 보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전개와 결말이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남궁민의 이미지 변화, 명배우들의 명연기, 베일에 싸인 흑막의 정체 등 볼거리가 풍성하고, 궁금증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어 이대로만 간다면 ‘검은 태양’은 하나의 작품으로 큰 성공을 거둬 드라마 왕국이라고 불렸던 MBC에 다시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끌리는 작품은 다시 보기로 보지 않더라도 꼭 본방사수를 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다시 보기에 올라올 때까지 콘텐츠를 참고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첫 화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검은 태양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호기심이 생기고 끌리는 작품이었다. 매주 본방사수를 할 만큼 역대급 재밌는 드라마로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