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물에 정석! MBC 만화 드라마 살펴보기

2021. 11. 10. 08:48Contents/드라마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콘텐츠는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드라마는 단순한 작가의 창작 시나리오에서 착안하여 만들어지는 것과 더불어 이미 만들어진 다른 콘텐츠에서 스토리를 빌려 새로운 드라마 콘텐츠로 창작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아졌다. 요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는데, 흥미로운 사건 설정과 세계관에 힘입어 대부분의 드라마가 성공하고 있다. 이렇게 웹툰과 드라마의 관계는 더욱 더 끈끈해질 수밖에 없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만들어진 아이디어가 있다. 바로 웹툰이라는 세계관을 드라마로 녹여낸 것이다. ‘주인공이 실제 사람이 아닌, 웹툰 주인공이라면?’, ‘웹툰의 주인공과 현실 세계의 주인공이 만나게 된다면?’ 형식적으로 웹툰을 드라마에 이용하는 것이 아닌, 웹툰 그 자체를 드라마에 녹여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세계관을 전달했고 큰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늘 살펴볼 두 가지 MBC의 웹툰 드라마는 이렇듯 신선한 세계관으로 호평을 받았던 ‘W’와 ‘어쩌다 발견한 하루’다. 두 드라마 모두 어떤 세계관이 있었고, 어떤 매력이 있었는지 본격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W: 2D 남자 주인공이 3D로 내 눈 앞에 나타났다면?

 W는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아빠를 둔 여자 주인공과, 주인공의 아빠가 그린 만화 속에서 완벽한 설정값을 갖고 살아가는 남자 주인공이 만나게 되면서 사랑에 빠진 판타지 로맨스 작품이다. W 방영 당시 새로운 세계관에 많은 사람들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남겼고,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 화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정확한 세계관은 이렇다. 오연주의 아빠가 그리고 있는 웹툰 속에서는 강철이라는 남자 주인공이 살고 있다. 10년 간 웹툰을 연재했던 오연주의 아빠는 2D로만 존재하는 강철이 사실 실제로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혼란스러움에 강철을 죽임으로써 모든 이야기를 끝마치려고 한다. 실종됐던 아빠를 찾기 위해 아빠가 일하던 작업실에서 증거를 찾던 오연주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태블릿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피를 잔뜩 흘린 채 쓰러져있던 강철을 의사였던 연주가 살리게 되면서 웹툰의 이야기는 엔딩이 아닌 새로운 로맨스물로 재탄생하게 된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극적인 장면 후, ‘계속’이라는 말이 눈앞에 보여야 연주는 현실세계로 돌아올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웹툰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은 늘어난다. 항상 강철이 위기에 순간일 때 연주가 나타나 구해주게 되면서 둘은 서로에게 궁금한 존재로 자리잡아간다. 웹툰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현실 세계와 관련이 있다는 설정, 그리고 주인공들의 행동이 웹툰 속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 드라마의 중요한 흥행 요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W가 흥행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완벽한 판타지로 만들어진 로맨스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계관 설정을 어색하지 않을 수 있게 당시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이종석, 한효주 배우는 엄청난 케미를 보여주었다며 큰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웹툰 작가이자 오연주의 아빠, 그리고 스토리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김의성 배우의 연기도 W를 조금 더 깊은 판타지 드라마로 만들어주었다. 

 W는 MBC 판타지 드라마의 정도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었다. 사랑스러운 배우 간 케미와 흡입력있는 스토리 전개로, 깊으면서도 유머러스한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2D 남자 주인공이 3D로 내 앞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신기한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 드라마 W를 다시 보면서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게 드라마를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알고보니 내가 웹툰 속 캐릭터였다면?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평범한 생활을 보내고 있는 18살 여자 주인공이 어느 순간 자신의 인생이 맥락 없이, 의도한 바 없이 흘러가고 있음을 알게 되고 마침내 웹툰 속 조연을 맡고 있음을, 그리고 자신이 사는 세상은 웹툰 속 공간임을 알게 되어 이를 남자 주인공인 엑스트라와 함께 바꿔나가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다. ‘어하루’로 축약되어 불리는 이 드라마는 초반 방영 당시, 새로운 주연 배우들과 특이한 스토리 설정 때문에 잘 될 수 있을지 확실한 흥행을 보장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배우들의 진가가 들어나는 것은 물론, 특이한 스토리가 확실한 드라마의 흡입력을 보장하면서 대세 드라마로 떠오르게 되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세계관은 여자 주인공 단오와 남자 주인공 하루의 만남에서부터 조금씩 바뀌어 간다. 웹툰 속 캐릭터인 주인공들은 웹툰 속 장면인 ‘스테이지’에서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정해진 대사를 전달해야 하지만 스테이지가 끝나고 다음 스테이지가 시작될 때의 사이인 ‘쉐도우’에서는 마음대로 말을 할 수 있고, 어디로든지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자아가 생긴 캐릭터여야 가능하다. 자아가 생기지 않는다면 스테이지든 쉐도우든 언제나 자신이 그저 그 캐릭터인 채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단오와 하루는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자아가 생겨서 서로와 함께하는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물론, 심장병이라는 극한 설정을 가진 단오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스테이지를 자꾸만 바꾸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많은 스테이지들이 바뀌게 되었고 단오와 하루는 그에 맞는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거나 없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그 과정으로 인해 두 사람 사이의 애틋함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세계관은 전형적인 학교 로맨스물 웹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단오와 하루의 인연은 과거 똑같은 작가의 책 속에서부터 이어져왔다.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던 단오와 하루였지만 결국엔 비참한 엔딩을 맞이했던 그 이야기에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해 새로운 웹툰에서도 어쩌면 끌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에는 재미있는 요소가 참 많았다. 가장 먼저 20대 초중반 배우들이 대부분이고,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드라마이기 때문에 비하인드 또한 많은 화제가 되었다. 주인공들의 케미가 가장 큰 비하인드 시청의 이유였는데, 그러다보니 배우들을 향한 관심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단오 역을 맡은 김혜윤 배우의 팬이 정말 크게 증가했던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전작 ‘스카이캐슬’에서는 무서운 예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180도 다른 사랑스러운 고등학생 단오의 모습을 어색하지 않게 소화해냈기 때문이었다. 서브 남자 주인공 ‘백경’의 말투를 성대모사로 따라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웹툰 속 남자 주인공이자 어하루의 서브 커플 주인공인 오남주의 ‘내 여자가 딸기를 좋아합니다’라는 대사는 오남주 역을 맡았던 김영대 님의 다음 작품에서도 계속해서 패러디가 되고 댓글에 달릴 만큼 중요한 대사의 역할을 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웹툰 속 캐릭터들의 이야기라는 신선한 세계관 설정과 더불어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전달했다. 어둡고 감정소모가 심한 드라마들이 많아지는 방송계에서 오랜만에 풋풋하고 설레는 드라마가 등장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관심을 기울이며 지켜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알고보니 내가 웹툰 속 캐릭터였다면? 단오가 장면이 바뀌는 순간에 자신이 웹툰 속 캐릭터라는 것을 알아채고 자아가 생길 수 있었던 것처럼 만약 내가 사는 세계가 웹툰 속 세상이라면 어떨지 한번쯤 상상해보면서 드라마를 시청해도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MBC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중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W’와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 대해 알아보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본 드라마들이고 똑같은 드라마는 다시 안 보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게 되는 작품들이었다. 앞으로도 정말 많은 내용의 드라마가 나올 테지만 모든 작품이 독특하다고 해서, 혹은 신기하다고 해서 성공할 수는 없다. 어떤 드라마를 만들어야 할지,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지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함에 있어서 꼭 참고해야 할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 판타지 드라마는 잠깐 동안이나마 힘들었던 기분을 지울 수 있게 해준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판타지를 드라마로 체험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