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서바이벌 생존 게임?

2021. 12. 3. 17:52Contents/예능

 누구나 한번쯤은 궁금해 할 만한 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이기심이다. 전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렸던 ‘기생충’부터 ‘오징어 게임’, 국내에서 특히 큰 화제가 되었던 ‘머니 게임’ 등 인간 본성의 이기심을 주제로 다뤘던 콘텐츠는 모두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고, 결말이 파국일지라도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생존 게임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큰 히트를 치고 있는 요즘, 시의성있게 등장한 MBC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피의 게임’. 큰 화제를 모았던 머니 게임의 제작자인 유튜버 진용진 씨가 참여해 시작 전부터 ‘피의 게임’은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제 막 2회를 마치고 있는 피의 게임. 과연 이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지 알아보도록 하자.

 

1. 인기 있었던 드라마와 영화를 오마주한 예능 콘텐츠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인기 콘텐츠의 포맷을 빌려 왔다는 점이다. 사실 기생충이나 오징어 게임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나도 저런 곳에 가면 어떨까?’ 라고 생각한다. 직접 경험해볼 수 없기 때문에 더 자극적으로 느껴지고,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의 게임은 이런 사람들의 호기심을 활용했다. 

 게임이 시작할 때부터 어디선가 많이 본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든다. 바로 2021년 패러디 열풍의 주인공인 ‘오징어 게임’이다. 두 눈을 가리고 정체 모를 사람들과 함께 어딘가로 이동하는 참가자들. 한동안 묵을 숙소에 도착하고 게임이 시작된다. 피의 게임의 시작은 오징어 게임의 시작과 비슷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호기심과 무서움을 불러일으켰다. 참가자들이 모이고 게임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탈락할 한 사람을 뽑는 시간이 시작됐다. 처음엔 모두 단합해보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참가자들의 이타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자칫하다간 내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처음 발생한 탈락자는 이나영이 되었고, 모두 그렇게 첫만남에 한 명의 참가자가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나영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가 에스코트를 받으며 도착한 곳은 같은 집 지하층이었다.

 첫 시작이 오징어 게임을 떠오르게 만들었다면, 탈락자가 발생하고 지하실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영화 기생충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반지하에서 살고 있는 기우네 가족이 피자 박스를 접는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처럼 탈락자가 된 이나영은 옷을 갈아입고 피자 박스를 접으면서 돈을 벌 수 있었다. 보통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탈락을 하게 되면 그대로 사라져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피의 게임은 탈락한 사람을 그대로 돌려보내지 않고 지하에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갈 기회를 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을 빌려 재미있고 섬뜩하게 게임을 구상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지하와 지상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사람들이 지하의 공간을 어떻게 알게 되고 활용하게 될지 그 모든 비밀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앞으로는 이 점에 집중해서 피의 게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2.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생존 게임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바로 서로를 속고 속이는 두뇌 싸움이다. 3:3:3이 되어 연합 작전을 벌이는 세 팀은 계속해서 서로를 배신하고 믿으면서 게임을 해나간다. 모든 생존 게임이 그렇지만 연합을 해야하는 생존 게임의 경우, 서로를 얼마나 믿느냐 믿지 못하느냐에 따라 생존할 수도 있고 탈락을 할 수도 있다. 자칫 잘못 믿었다가 배신을 당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피의 게임에서 벌어지는 모든 두뇌 싸움이 시청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요소가 된다. 특히 2화에서는 아나운서 박지민의 활약이 크게 돋보였다. 덱스 팀 연합과 최연승 팀 연합을 왔다갔다하면서 본인에게 유리한 조건이 어디일지 계속해서 계산을 하면서 게임을 진행했고, 그 결과 본인이 원하던 대로 최연승 팀과 게임 승리를 거머쥐고, 덱스 팀과 최연승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이중 트릭을 써서 두 팀에 교란을 일으킨 것이다. 

 계속해서 재미를 더해가는 피의 게임은 또 다른 방향을 맞게 되었다. 바로 최연승이 지하로 내려오면서 지상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이나영과 함께 개척해볼 시도를 하게 된 것이다. 또한, 지하의 사람 수가 많아질수록 지상의 사람들을 교란시킬 수 있는 복수 방법을 생각해내기 쉽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어떤 작전으로 지상에 올라가거나 자신을 떨어트린 사람들을 복수할 수 있을지 주의깊게 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피의 게임’ 이전에 ‘머니 게임’을 재밌게 봤던 터라 이번 예능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머니 게임이 조금 폭력적이라 정신적으로 힘든 적도 있었는데 이번 피의 게임은 자극적인 것보다 조금 더 머리를 쓰는 싸움 형식으로 진행이 되는 것 같아서 그런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처음 1화를 보고 홀린 듯이 2화를 보게 되었듯이 이번 피의 게임은 계속해서 시즌제로 이어나갈 수 있을 정도의 흡입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속에서만 일어날 법한 상황이 예능으로 옮겨졌을 때 그 재미의 요소를 더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걸 피의 게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아직 탈락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최종 승자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그래서 마지막 화까지 긴장하면서 볼 수 있는 재밌는 콘텐츠로 마무리될 수 있는 피의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