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10대 -MBC 드라마의 개편에 대하여-
10대 시절 언제나 매일 밤 10시를 기다렸다. 아니, 10살이 채 되기 전인 9살 무렵부터 시작된 일상이었다. 몸에 알람이라도 맞춘 듯 아홉 시만 되면 꾸벅꾸벅 졸던 잠 많은 꼬마였지만, 드라마를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티곤 했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열 시까지 버티기도 힘들어했던 어린이는 열한 시까지 말똥말똥 드라마를 보는 청소년으로 자라났다. 사실 그렇게 클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부모님부터 드라마를 참 좋아하시니 말이다. 덕분에 어느 순간 암묵적으로 우리 집만의 규칙이 생겼다. 저녁을 먹은 뒤 각자 할 일을 하다가, 밤 열 시가 되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온 가족이 함께 드라마를 본 뒤, 열두 시가 되기 전 불을 끄고 모두가 잠드는 것이다.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반복되던 ..
2019. 5. 27.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