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지 않고서야 고양이를 구할 리가
파괴적인 재난이 주인공을 덮치는 순간, 우리는 주인공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할까. 몸을 던져 재난을 막거나, 사람들을 대피시키거나, 하는 답을 생각하기에 십상이나, 썩 매력적인 답안은 아니다. 사선을 조금 돌려, 나무 위에서 떨고 있는 고양이를 바라보자. 주인공은 망설임 없이 나무에 올라가 고양이를 구하고 내려온다. 그 급박한 상황에 말이다. 시청자, 혹은 관객은 생각한다. 이놈 뭐지? 세계적인 시나리오 작가 블레이크 스나이더는 이러한 장면을 일명 ‘고양이 구하기’ 장면이라고 부른다. 그에 따르면, 캐릭터를 매력 있게 만드는 것은 비싼 옷도, 매혹적인 외모도, 고급스러운 억양도 아니다. 캐릭터를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단순하고도 엉뚱한 단 한 장면만이 캐릭터를 매력 있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는..
2021. 7. 21.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