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신창이인데 '만신'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
*MBC 시네마틱 드라마 리뷰* 애초에 나는 모든 종교는 지혜는커녕 최소한의 합리성과도 병행할 수 없는 것이라 믿었다. 그러던 중 악재가 계속해서 겹치는 인생이 열리자 나의 신념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그저 액땜을 크게 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나 역시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팔자 탓이라 여기는 나약한 인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쓸데없는 자존심에 종교는 허락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며 나름의 근거를 다량 보유한 사주가 합리적인 대안이라 여겼다. 절박한 마음을 안고 찾아간 사주카페에선 들삼재가 들어도 거하게 들었다며 가로로 흔드는 고개 짓만 반복될 뿐이었다. 내 생년월일시를 듣고 한자 8글자를 흰 종이에 휘휘 갈겨쓴 사장님은 말씀하셨다. “이번엔 잘 될 수가 없겠다.” 한..
2020. 8. 31. 1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