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팀은 ‘칼을 든 악역’이어야 하는가?
“두고 봐. 아주 비참하게 잘리는 날이 반드시 찾아올 테니까. 잘난 척하지 마!” 여기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갖은 욕과 저주의 말을 듣는 인물이 있다. 위에서 내려온 지령으로 직원에게 자발적 퇴사를 권고한, 인사팀장 ‘당자영(문소리 분)’이다. 타 직원들에게 자영은 자신을 언제 잘라 버릴지 모르는 ‘칼잡이’에 불과하다. 자영은 주어진 업무를 프로페셔널하게 책임지는 것일 뿐, 그저 까라면 까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는 (자영의 대사를 빌리자면) ‘인사쟁이’일 뿐인데 말이다. 주로 노동자들의 발령 및 해고를 통지하거나 관리하는 것은 인사팀이며, 시청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노동자에 이입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이유로 기존의 오피스 드라마에서 인사팀은 악역 혹은 악행을 도모하는 준악역이 될 수밖에 없었다. ..
2021. 8. 28.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