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즈, 내 마음도 구해줄래?
엊그제 봄비가 내렸다. 매섭던 추위가 기억나 온몸을 꽁꽁 싸매고 창문을 열었는데, 미지근한 봄기운이 훅 들어온다. 자세히 바라보니 초록 새싹이 봄을 터트리며 기분 좋게 인사한다. 그렇게 기다렸던 봄을 마주했다. 창문 앞 작은 의자. 햇빛, 비, 꽃망울과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이 공간이 내가 우리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외적 인격인 페르소나로 둘러싸인 바깥의 공간과, 잠옷 차림으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지극히 편안한 상태의 진짜 내가 마주하는 이 곳. 잠시 전지전능한 신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심즈 게임 속 바둑판같은 도시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느낌은 자유롭고 완벽하다. 누구나 어떤 공간은 일상 속 나만의 치유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 때로는 그곳이 어느 공원의 벤치가 될 수도, 동네 카페의 벽..
2019. 4. 16.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