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20. 12:58ㆍContents/교양
< 광복절 특집 MBC 스페셜 리뷰>
‘아베에게 군국주의의 회귀를 꿈꾸게 하는 것이 누구인가?’ 질문의 답이 지난 8월 12일 MBC 스페셜을 통해 드러났다. 방송은 한국을 공격하는 일본 우익정부 배후에 있는 한 단체에 집중했다. 우리의 ‘진짜 적’을 보여준 것이다.
일본회의는 1979년 우익단체를 종합해 설립된 단체로 정치인, 종교인, 기업인, 지식인 등이 여기에 속해있다. 유료 회원 수만 3만 8천 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아배 내각 각료 대부분이 이 단체 소속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것이 이들이 내세우는 단체의 목표지만 실체는 다르다. 이들은 제국주의를 꿈꾼다. 제국주의 회귀를 위해 인재를 양성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아베 학원 스캔들의 주인공인 모리토모 학원의 정체가 여기서 밝혀진다. 이곳의 어린이들은 제국주의의 상징인 ‘교육칙어’를 읊는다. 교육칙어는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일본 정부가 내린 교육에 관한 칙어로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이후 폐지됐다. 알고보니 이곳의 이사장이 교육회의 소속이다. 일본회의가 어린이들에게 제국주의를 세뇌시키고 아베는 그런 곳에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후원했다. 교육은 무섭다. 지금 아베 정권을 이끄는 주요 인사들 또한 일본회의가 만든 종교단체 ‘생장의 집’에서 교육 받은 인물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극우 사상을 깊게 심어 제국주의를 실현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이들의 활동 중 하나다.
이렇게 일본회의는 기미가요를 부르고, ‘천황만세’를 외치고 2차 대전 당시의 전범 군을 예찬하며 일본 사회를 서서히 물들이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하나다. 바로 ‘헌법 개정’이다. 패전 이후 만들어진 일본 평화 헌법에는 일본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하지 않으며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전범국에 가해지는 책임과 같다. 그런데 일본회의와 아베는 임기 안에 헌법에 자위대를 명문화하려고 한다. 일본이 군대를 소유하는 것이 가능하고,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만드는 것이다.물론 구실은 북한이다. 북한의 유사시에 자신을 방어할 기초적인 군사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에겐 2차 세계대전의 과오를 하나라도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노동자들에 대한 반인륜적 행위를 끝까지 부정하는 이유다.
방송을 보고 나니 한일관계는 더욱 암담해 보인다. 이들의 뻔뻔한 태도에 치가 덜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베는12년째 최장수 총리직을 지내고 있고 그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용한 전쟁에서 우리가 승리해 일본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일본의 깨어있는 시민들을 봤기 때문이다. 일본 내부에서도 아베를 비판하고 일본 정치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이 있다. 이번 방송이 특별한 이유는 작금의 일본의 행태를 그것을 우려하고 비판하는 일본 시민들의 목소리로 설명하고 보여줬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소재가 된 <일본회의 연구>의 저자 스가노 다모츠는 최초로 일본회의의 정체를 밝히고 분석한 인물이다. 그는 일본의 극우 정치 성향의 원인으로 일본회의를 지적하고 이들이 꿈꾸는 군국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해왔다.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다와라 요시후미는 40년 넘게 일본 교과서 왜곡과 싸우고 있는 운동가다. 그는 일본 정부와 일본 언론이 잘못된 역사 인식과 반성 없는 태도를 비판해왔다. 언론이 이같은 이들을 자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외교 갈등은 우리 국민의 일본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 내부의 자성적 목소리와 끊임없이 교류하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결국 아베 정부는 일본 시민들의 손으로 밖에 끌어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행태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방송을 꼭 보길 권한다. 우리가 싸워야 할 진짜 적은 생각보다 훨씬 더 교묘하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본 사회를 잠식하는지 알아야 우리에게도 혜안이 생길 것이다. 제국주의의 회귀는 결코 있어선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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