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의 아이콘 ‘펭수’, MBC에도 나들이하다!

2019. 11. 10. 23:26Contents/예능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과 언론사들의 섭외 1순위로 떠오른 유튜브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EBS 크리에이터 연습생을 자처하는 ‘펭수’입니다. 제 또래들 사이에서는 몇 달 전부터 프로필 사진을 펭수로 바꾸는 친구들이 심심찮게 보일 만큼 인기가 있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그 유명세가 유튜브를 넘어선 모양입니다.

 EBS는 올 초 어린이를 타겟으로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를 론칭하였습니다. 그러나 ‘EBS 육상 선수권’에서 2030 세대의 추억을 소환하는 ‘뚝딱이’, ‘뿡뿡이’등의 캐릭터들이 출연한 것을 계기로 소위말하는 ‘어른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예기치 못한 성과를 얻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전연령대에게 소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구독자수 50만의 인플루언서로 발돋움했습니다.

 이렇듯 펭수 신드롬이 계속됨에 따라 (인플루언스에 목마른) 타 지상파 방송사들과 언론사들이 경쟁적으로 ‘펭수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MBC 역시, 얼마 전 라디오 ‘여성시대’와 예능 ‘마이리틀 텔레비전’에서 펭수를 섭외해 콘텐츠를 제작했더라고요.

 

ㅣ 펭수의 첫 지상파 방송 출연은 MBC에서!

 양희은, 서경석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여성시대’는 펭수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이는 라디오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풀버전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했습니다. 베테랑 DJ 양희은, 서경석 씨는 세심한 진행으로 펭수의 매력과 포부를 청자들에게 전했는데요. ‘남극에서 꿈을 찾아온 10세 펭귄(성별 알 수 없음)’ 이라는 펭수의 컨셉을 깨뜨리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에서 ‘2,30대의 동심을 깨뜨리지 않아줘서 감사하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편 라이브로 진행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펭수의 입담이 빛을 발했습니다. 200만 구독자를 지닌 대표 키즈 크리에이터 ‘도티’님에게 ‘크리에이터 수업’을 받았는데요. 도티님에게 밀리지 않고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줬습니다. 라이브 도중에는 훈장님이 등장해 펭수를 회초리로 때리는 장면에서 일부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자아냈는데요. 실제 방송분에서는 회초리 장면이 편집되어 레전드 에피소드로 거듭났습니다.

ㅣ 뉴미디어에서 공영성은 속수무책? NO! 펭수를 보라구!

 제가 MBC와 관련된 글에서 펭수를 주제로 잡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물론 펭수가 MBC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있지만, 그것을 넘어서 ‘펭수’는 공영방송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1) 올바른 언어 사용:
  펭수의 콘텐츠 중에는 제작진 또는 다른 EBS 캐릭터들과 티격태격하는 내용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항상 상대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바른말을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는 유튜브 환경에서 올바른 지향점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이언트 펭TV의 자막 역시 (공영방송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활용해) 정확한 맞춤법을 구사합니다. 건전한 유튜브 콘텐츠라도 맞춤법을 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올바른 우리말 맞춤법과 문법을 사용한다는 점은 1020세대의 국어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건강한 가치관:

 “펭수는 어떤 펭귄이에요?” 라고 묻는 대답에 펭수는 언제나 ‘펭수는 펭수다’라고 대답합니다. 여기에는 남의 시선이나 편견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불필요한 수식어로 치장하지 않는 태도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에서는 아직 자신에 대한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10대들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2-30대 역시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요. 펭수는 이러한 세상에서 자신감 있게 ‘나는 나다!’ 라고 주저없이 말할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반향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요?

 저는 여러 편의 글에서 MBC가 다양한 재능을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펭수를 라디오와 예능에 출연시킨 것 역시 그러한 재능 활용의 일환이고,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MBC’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체 기획/제작 역시 필요할 텐데요. 방송 프로그램 하나를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재능을 발굴/기획해서 키워내는 것 역시 방송사의 브랜드를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것이 꼭 펭수와 같은 인형탈 캐릭터는 아닐지라도, 시대정신을 관통할 수 있는 재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면 그것이 MBC가 나아가야할 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