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로 풀어본 2019년 MBC 예능 라인업

2019. 12. 27. 14:19Contents/예능

2019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마음이 더욱 들뜬다. TV에서는 한 해를 기념하는 시상식들과 가요 축제 무대로 흥을 돋운다. 끝나가는 것들이 아쉽고, 새롭게 시작될 한 해가 기다려지는 연말이다. 그렇게 한 해를 돌아보니, 올해의 나는 유독 야구와 MBC 예능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예능과 야구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로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둘 다 재미있고, 사람들을 응집시키며, 많은 화제성을 낳는다.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야구에 접목하여 올 한 해 MBC를 빛낸 예능 프로그램들의 라인업을 재미로 한번 구상해보았다.

 

MBC 예능을 견인하는 발 빠른 테이블 세터

 테이블 세터(Table setter)란 야구에서 흔히 1번 타자와 2번 타자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야구는 타자가 출루해 1루에서 3루를 걸쳐 홈 베이스로 돌아와야 점수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소위 밥상을 차리는 1번, 2번 타자의 출루가 많을수록, 득점의 기회가 늘어난다. 그래서 보통 이 테이블 세터 자리에는 발이 빠르고 민첩한 타자들이 많이 포진한다. 홈베이스로 부스터를 밟을 MBC 예능의 빠른 발은 누굴까?

1번 타자 PICK : 마리텔 2

급속히 변하는 뉴미디어의 환경 속에서 SNS와 지상파 방송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마리텔 2>는 태생적으로 빠른 발을 가지고 태어났다. <마리텔 1>에 이어 올해 다시 방영을 시작한 <마리텔 2>는 더욱 빠르고 민첩한 시청자와의 소통을 기반으로 팬덤을 형성했다. 실험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던 마리텔이 시청자들과의 탄탄한 소통을 바탕으로 이제 빠른 발을 가진 1번 타자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내년 시즌 빠른 발로 얼마나 도루를 훔칠지 기대해본다.

 

2번 타자 PICK : 구해줘, 홈즈

2번 타자는 <구해줘, 홈즈>를 꼽았다. 최근 대한민국 공통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부동산이 아닐까 싶다. 19년 3월부터 방영한 구해줘 홈즈는 이러한 사회적 관심사를 적극 반영하여 부동산과 예능을 접목시켰다. 시대의 이슈를 빠르게 선별하는 민첩성은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그래서일까. 일요일 늦은 밤에 편성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매회 4%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는 <구해줘, 홈즈>는 타점 능력까지 갖춘 MBC 예능의 훌륭한 타자다. 타점의 키포인트를 쥐고 있어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타순이라 할 수 있는 2번 타자. <구해줘, 홈즈>는 그런 면에서 2020년에도 가장 기대되는 2번 타자다.

 

믿고 보는 시청률 핵타선 클린업 트리오

 클린업 트리오(Clean-up trio)란 야구에서 앞서 출루한 타자들을 안타 또는 홈런으로 불러 들여올 수 있는 탁월한 타격 재능을 가진 선수들로 배치한 팀의 중심 타선을 말한다. 보통 3번, 4번, 5번 타자들이 그러한 역할을 하는데 그만큼 높은 타율을 가진 팀의 대표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3번 타자 PICK : 전지적 참견 시점

전지적 참견 시점이 중심 타선에서 빠질 수 없다. 작년 MBC 연예대상을 배출한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회 방송이 나가면 기사거리가 생기고 높은 화제성을 갖추고 있다. 8%대를 상회하는 높은 시청률을 가지고 있는 토요일 밤을 책임지는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전지적 참견 시점>. 전현무, 이영자, 양세형 등 스타 예능인들의 노련한 진행을 통해 성장해나가며 언제나 팀을 위해 홈런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4번 타자 PICK : 나 혼자 산다

야구에서 ‘공포의 4번 타자’라는 말이 따로 있을 정도로, 4번 타자는 라인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선수로 선발된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필요할 때 한방 터뜨릴 수 있는 홈런 능력까지 갖춘 타자가 필요하다. 그러한 면에서 <나 혼자 산다>에 MBC 예능의 4번 타자를 맡기고 싶다. 평일에서 주말로 넘어가는 금요일 밤 각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들의 싸움이 치열하다. 그러한 점에서 <나 혼자 산다>는 진행자들의 일부 변화와 위기가 있었음에도, 올해도 굳건히 높은 시청률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시즌은 더욱더 새로워진 분위기 속, 4번 타자로서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해본다.

 

5번 타자 PICK : 라디오 스타

5번 타자로는 <라디오 스타>를 선발하겠다. 올해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메인 MC인 윤종신이 빠져나갔음에도 패널들의 재치 있는 입담과 센스 있는 진행은 멈추지 않는다. 라디오스타는 시청자들에게 언제나 수요일 밤 웃음 보증 수표가 되어준다. 특히 다른 프로그램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게스트의 섭외와 케미는 <라디오 스타>라는 장수 프로그램이 식상하지 않고 언제나 흥미로운 화제성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클린업 트리오만 있냐? 나도 있다. 한 방 있는 6번 타자

6번 타자 PICK : 놀면 뭐하니?

<놀면 뭐하니?>는 올해 하반기 첫 선을 보인 신생 예능 프로그램이다. 과거 MBC 예능의 간판이었던 <무한도전>이 방영되었던 시간 그대로 김태호 PD가 연출하고 유재석이 출연해 시작부터 화제성을 낳았다. 매 회 색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협업을 통해 노래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유플래쉬' 편이 특히 많은 인기를 이끌었다. 또한 유재석이 ‘유산슬’이라는 가명으로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는 트로트 편은 색달랐을 뿐 아니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마, 무한도전의 향수를 느끼며 유재석을 그리워했을 시청자들도 '역시 믿고 보는 유재석'이라는 평가를 내리지 않았을까. 매회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예능 그 이상의 감동을 주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내년 시즌, 김태호 PD와 유재석의 더욱 기발하고 재밌는 놀이들을 기대해본다.

 

 

팀을 위해 묵묵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위타선

 하위 타선은 주로 타율이 높진 않지만 타격보다 번트, 희생 플레이 등 작전 수행으로 팀 플레이 역할을 하는 선수들로 배치된다. 하위타선은 그래서 수비를 잘하는 멀티 플레이어일 가능성이 높다. 색다른 주제와 재미들로 MBC의 다양한 색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꼽아보았다.  

 

 

7번 타자 PICK : 복면가왕

그러한 면에서 7번 타자로는 대표적인 가족 예능인 복면 가왕을 꼽고 싶다.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색깔에 맞춰 타깃이 정해져 있어 시청자들의 연령 범위가 그리 넓지가 않다. 그래서 온 가족이 같이 보기에는 부담되는 예능 프로그램들도 있다. 하지만 복면 가왕은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가족 예능이다. 프로그램의 화제성도 중요하지만, 텔레비전을 보며 남녀노소 세대 구분 없이 웃고 떠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없는 시대. 그러한 면에서 복면가왕은 MBC 예능에 꼭 필요한 팀 플레이어다.

 

8번 타자 PICK :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예능은 단순한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감동과 교훈, 그리고 배울 수 있는 요소를 가득 담은 튼실한 예능 프로그램도 있다.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가 바로 그렇다.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는 어쩌면 딱딱하고 고루할 수 있는 역사라는 소재를 말랑말랑하고 쉽게 풀어내어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으로 MBC에 <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는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내용을 다루는 보물 같은 예능이다.

 

9번 타자 PICK : 공부가 머니?

작년 한 해,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큰 인기를 끌었다. 우리 사회의 높은 교육열,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등 사회 현상을 반영한 드라마이기에 더욱 그랬다. 그리고 올해 이러한 '입시 및 교육'을 소재로 <공부가 머니?>라는 MBC 예능이 탄생하였다. 약간의 소란도 있었지만, 복잡한 입시 제도,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시청자들에게 예능의 포맷을 통해 교육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유익하다는 평이 많다. 특히 강남, 목동 등 소위 우수 학군에만 편중되어 있던 유익한 정보를 해당 프로그램 시청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회가 거듭 될수록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사회적으로 관심 있는 이슈를 예능에 접목한 사례인 만큼, 유익한 정보로 <공부가 머니?>가 계속해서 성장해가기를 기대해본다.

 

 12월은 올 시즌 야구가 끝나고, 모든 팀들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다. 오늘의 흥행했던 선수가 내일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내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또 새로운 루키가 등장할 수 있다. 2019년 우리를 웃음 짓게 하고 감동시켰던 모든 선수들은, 이제 각자의 무기를 가지고 2020년을 위해 총력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 내년 한 뼘 더 성장할 예능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해 우리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겨줄 예능들을 기다리며 올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