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구하기 대리만족 방송, 구해줘 홈즈

2019. 8. 24. 09:10Contents/예능

올해 여름, 새로 이사를 했다. 벌써 4번째 이사다.

이 정도로 집 옮긴 경험이 많이 있으니 이번 이사는 여유로울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집을 알아보는 건 어렵고 힘들었다.

위치가 역세권인지, 인테리어는 어떤지, 관리비는 어떤지... 하나하나 따져보니 끝이 없다. 그렇게 내 집 구하기에 쩔쩔 맬 때, 방송[구해줘 홈즈]가 생각났다.

 

[구해줘 홈즈]는 의뢰인의 조건에 맞춰 출연진들이 집을 대신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나는 그간 이 방송을 챙겨 보지 않았다. ‘남의 집 구경해서 뭐하나’라는 생각에 큰 관심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집을 알아봐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구해줘 홈즈]를 떠올랐고 방송을 챙겨보게 됐다. 참고용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나와 비슷한 상황의 의뢰인 편만 골라 보다가 어느새 의뢰조건에 상관없이 방송을 즐겨 보게 됐다.

이렇게 크게 관심 없던 내가 방송을 꾸준히 챙겨보게 된 데에는 신선한 프로그램 포맷 덕분이었다. 또한, 상세한 집 소개로 직접 집을 알아보고 사는 듯한 대리만족도 함께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해줘 홈즈]는 단순히 집을 소개하는 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출연진 간의 대결구도로 진행되는 ‘중개배틀’ 컨셉으로 방송이 진행된다. 박나래가 팀장인 복팀과 김숙이 팀장인 덕팀, 이렇게 두 팀으로 나뉜다. 각 팀은 의뢰인의 신청조건에 맞춰 좋은 매물(집)을 여러 개 찾는다. 그리고 의뢰인이 두 팀 중 하나의 집을 최종선택하면, 그에 따라 승패가 정해진다.

자칫 식상해보일 수 있는 매물 소개 프로그램에 대결구도를 넣어 식상함을 줄였다. 또한, 보증금, 관리비, 위치, 인테리어 등 상세한 옵션까지 알려줘 시청자도 함께 집을 분석할 수 있는 재미를 준다.

 

지금껏 여러 번 이사경험은 갖고 있지만 원래 살던 근처 동네로만 이사를 갔다. 별 다른 이유는 없다. 그저 오래 찾아볼 시간도, 멀리 옮길 여유도 없어서. 게다가 항상 비슷한 형태의 거주지에서만 살곤 했다. 이 역시 별 다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 방송을 통해, 새로운 지역에서의 새로운 생활은 어떨지 상상하게 된다.

 

방송에서 지금까지 대학생의 자취집, 대가족이 살 큰 주택, 작업실 겸용으로 쓸 넓은 집 등 다양한 집이 소개됐다. 또한, 서울뿐 아니라 대전, 조치원, 부산 등 여러 지역의 매물도 소개됐다. 그러다 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위치와 집 구조, 인테리어 등을 새롭게 생각해 볼 계기를 준다. 그리고 의뢰인에 잠시 빙의(?)가 되어 어떤 집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게 한다.

여러 지역의 다채로운 집을 소개하는 [구해줘 홈즈], 매주 나를 포함한 많은 시청자에게 새로운 설렘과 기대감을 선사한다. '먼 훗날 내가 저 집에 살면 어떨까?'하는 재밌는 상상과 대리만족을 안겨주면서 말이다.